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달래와 고들빼기, 이름 뒤에 숨겨진 슬픈 자매 이야기”

by astu 2025. 5. 3.

봄이 오면 밥상 위에 오르는 나물들.
그중에서도 유난히 눈길을 끄는 두 가지가 있다.
쓴맛이 입안에 오래 남는 고들빼기, 향긋하고 부드러운 달래.
이 풀들의 이름 뒤에, 잘 알려지지 않은 슬픈 전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오래전, 지금의 청송 땅에는 부모를 일찍 여읜 두 자매가 살고 있었습니다.
큰언니의 이름은 고들, 동생의 이름은 달래.
고들은 억척스러웠지만 늘 동생을 먼저 챙겼고, 달래는 말이 없고 순한 아이였죠.
두 사람은 봄마다 산을 오르내리며 풀을 캐어 먹고살았습니다.

 

 

고들빼기 달래무침

 

 

 

어느 해 봄, 마을에 심한 흉년이 들었습니다.
산에도 들에도 먹을 것이 없어 자매는 며칠을 굶다시피 했죠.
그러다 어느 날, 고들이 홀로 산에 나갔습니다.
동생이라도 먹일 것이 있을까 하고요.

그런데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달래는 며칠이고 언니를 찾아 산을 헤맸지만, 고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는 쓴맛이 강한 잎 하나가 자라고 있었죠.
달래는 그것을 캐서 먹으며 언니를 떠올렸습니다.
"언니는 늘 쓴 걸 먼저 먹고, 나는 단 걸 먹으라 했지…"

그리고 며칠 후, 달래도 사라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고들이 사라진 자리에 핀 잎을 고들빼기,
달래가 자라난 자리에 난 식물을 달래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도 매년 봄이면 고들빼기와 달래는 마주 보며 돋아났다고 전해집니다.
마치 다시 만난 자매처럼요.

 

고들빼기와 달래, 그리고 전설이 남긴 것

  • 고들빼기는 실제로 쓴맛이 강하지만, 봄철 건강 나물로 인기가 많다.
  • 달래는 알싸한 향이 특징이며, '봄철 입맛을 깨우는 나물'로 불린다.
  • 이 설화는 경상북도 청송 지역에서 전해지며, 자매애와 희생, 기억의 의미를 담고 있다.
  • 민간 전설이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이 되는 이유는, 우리가 자연과 감정을 연결짓게 해주기 때문이다.

 

마무리 

 

고들빼기와 달래는 지금도 봄마다 밥상 위에 오릅니다.
그 쓰고 단 맛을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넘기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의 눈물과 기억이 담겨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식물 하나에도 이야기가 있고, 전설이 있는 우리 땅.

달래무침을 먹을 때, 고들빼기 김치를 담글 때,

그 이야기를 알고 먹는 봄나물은, 어쩌면 더 특별한 맛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러분 주변에 전해지는 이야기들도, 조용히 귀 기울여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