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우리는 누구나 병과는 거리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기고 병명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삶의 모든 균형이 무너져버리죠.
그때 느껴지는 감정은 두려움, 혼란, 분노, 그리고 고립감입니다.
누구도 내 감정을 100%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앞으로의 삶이 ‘이전처럼’은 절대 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죠.
그런데 말이죠, 정말 ‘예전처럼’ 살아야만 하는 걸까요?
“나는 아프지만, 오늘도 살아간다”
🌧️ 1. 병이라는 뜻밖의 동반자
“당신은 이제 만성질환을 가지고 살아가셔야 합니다.”
의사의 말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그 순간, 나는 내 몸이 더 이상 예전의 ‘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아무도 그 순간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마치 예고 없이 폭우가 쏟아진 듯, 준비도 없는 상태로 ‘병’이라는 이름의 동반자와 함께 걷게 되었다.
처음엔 모든 게 무너졌다. 친구들과의 약속도, 일상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아프기 전엔 몰랐던 수많은 감정이 몰려왔다. 무기력, 수치심, 외로움, 그리고... 끝없는 자기 비난.
🌿 2. 병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병은 내게 묻고 있었다.
“너는 이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래?”
처음에는 병을 ‘이겨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싸우고, 이기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싸우면 싸울수록 더 지쳤다. 병과 싸우는 날들 속에서 나는 점점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에서 이런 문장을 보게 됐다.
“병을 이기려고 애쓰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생각하세요.”
그 문장이 이상하게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조금씩 ‘싸움’이 아닌 ‘공존’의 자세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삶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아프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 3. 아프면서도 살아가는 실질적인 루틴
📌 작은 루틴 만들기
-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햇살을 느끼는 것
-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심호흡하기
- 좋아하는 음악 한 곡 듣기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내가 아직 나를 돌보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병이 전부가 아니라는 감각을 조금씩 회복하게 해 주었다.
📌 감정의 파도타기
병을 받아들이는 데 가장 어려운 건, 감정의 파도였다.
가끔은 분노가 밀려오고, 가끔은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뎌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 오늘은 슬픈 날이구나.
-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구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이 아니라, 그저 함께 머무는 법을 배워갔다.
🌼 4. 내 삶은 여전히 의미 있다
병이 생기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였는데, 그 말은 오히려 부담스러웠다.
나는 긍정적으로 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진짜 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나에게 말한다.
“나는 아프지만, 여전히 나다운 하루를 살아가고 있어.”
내가 아픈 몸으로 친구와 통화하는 시간,
커피 한 잔의 향에 집중하는 순간,
누군가에게 조용히 응원의 말을 건네는 시간.
그 안에 분명히, 내 삶의 의미가 있었다.
병과 함께 사는 건, 불완전하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삶
병은 삶을 바꾸지만, 삶을 빼앗지는 않습니다.
처음엔 너무 아프고 무섭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돌보는 법을 배웁니다.
🌿 병을 가진 삶은 ‘불완전’할 수 있어도,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살아냈다는 것, 그 자체가 위대한 일입니다.”
불완전한 삶이 주는 놀라운 선물
병은 여전히 내 안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다.
그렇지만 이제 나는 병이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방식’을 알려주는 선생님이라는 걸 안다.